'김정은의 초콜릿' 마지막 풍경

배선영 기자 / 입력 : 2011.03.02 20:32 / 조회 : 9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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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초콜릿' 마지막 녹화 전 취채진과 만나 소감을 말하고 있다ⓒ이동훈 기자photoguy@
배우 김정은이 진행을 맡은 SBS 심야 음악프로그램 '김정은의 초콜릿(이하 초콜릿)'이 3년 만에 막을 내렸다.


'초콜릿' 마지막 녹화는 2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마지막 녹화에 나선 김정은은 촬영 스튜디오에 들어서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아쉬운 심경을 전했다. "울지 않겠다"고 말문을 연 김정은은 "평소에 자주 보지 못했던 가수분들, 다른 프로그램에서 자주 못 봤던 분들이나 못 보던 무대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내가 어디 가서 심수봉 선배님이나 한영애, 임재범 선배님들을 뵙겠나. 그런 분들이 나와 주셨던 것에 대해 너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제 속이 후련하다"며 돌아선 뒤, '초콜릿' 마지막 무대에 올라섰다.

먼저 가수 이승환이 그녀의 마지막 무대에 함께 했다. 이승환은 '사랑이 어떻게 그래요'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열창한 뒤, 김정은을 위해 초콜릿 케이크를 선물로 선사했다. 울지 않겠다던 김정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정은은 "나만큼 행복한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케이크에 불을 껐다. 객석에서는 "사랑해요, 초콜릿"이 울려 퍼졌다.

이후 등장한 씨엔블루는 김정은에게 초콜릿 부케를 선물해 또 한 번의 감동을 안겼다. 이번이 '초콜릿' 4번째 출연이라는 이들은 추억을 되새기며 김정은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 번째 게스트 리쌍도 빈손이 아니었다. 와인을 선물한 리쌍에게 김정은은 '술'로 토크를 풀어갔다. 길이 "요즘 금주 중이다"고 밝히자, 김정은은 재치 있게 "많이 드셔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최근 결별한 사실이 알려진 길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초콜릿'과 얽힌 추억담을 풀어놓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이어갔다. 특히 개리는 "'초콜릿' 시즌 2가 생겼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마지막 게스트는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OST '그 여자'로 인기몰이를 한 가수 백지영. 백지영은 '초콜릿' 3년 역사가 담긴 사진 앨범과 '초콜릿' 출연 게스트들의 편지를 선물했다. 두 사람은 앨범 한 장 한 장을 펴보며 추억에 잠겼고, 게스트들의 메시지 한 마디 한 마디를 읽어 내려갔다.

백지영은 "마치 친구를 유학, 이민 보내는 것 같다"며 MC 김정은보다 더 아쉬워했다. 김정은은 "앞으로 평생 살 날 동안 하지 못할 일을 '초콜릿'을 통해 해봤다"고 말했다.

끝으로 백지영은 자신이 손수 쓴 편지를 낭독해 김정은을 울렸다. 어느 새 눈가가 다시 촉촉해진 김정은은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뒤돌아서 훌쩍이던 김정은은 "인생을 살면서 사람이 선물을 많이 받는데, 이렇게 큰 감동은 처음이다. 어떤 단어로 고맙다는 말을 표현할지 모르겠다"며 "사실 오늘이 오는 것이 싫었다. 헤어지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스트들도 오시니 슬퍼하면 안될 것 같았다. 그런데 결국 나를 울리시네요"라는 소감과 함께 '초콜릿' 문을 닫았다.

한편 '초콜릿'은 지난 2008년 3월 11일 첫 방송된 이후 무려 3년 만에 폐지된다. 마지막 방송은 오는 20일로 예정됐다. 후속 프로그램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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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초콜릿' 한 장면<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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