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경·장재인 "우리가 미녀가수는 아니잖아?"(인터뷰)

김겨울 기자 / 입력 : 2010.12.16 09:43 / 조회 : 17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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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 장재인ⓒ류승희 인턴기자, 레스토랑 협찬 반>
지난 15일 영하 10도로 기온이 뚝! 칼바람이 몰아치던 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반에서 박혜경과 장재인이 만났다.

14년차 가수 경력 박혜경, 아직 데뷔 꼬리표도 떼지 못한 장재인, 이들이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여 앞두고 떡볶이, 파전, 계란 프라이와 소시지 듬뿍 든 도시락을 앞에 두고 조촐한 파티를 즐겼다. 여기자도 껴서!

"내가 고등학교 때 일 저질렀으면 재인이 만한 딸이 있었겠다. 하하."

둘은 첫 만남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반갑게 인사했다.

사실 이번 만남은 오래 전부터 준비됐었다. 지난 10월 Mnet '슈퍼스타K2'에서 장재인 존 박 허각이 남은 TOP3의 경쟁 무대에서 장재인은 박혜경의 '레몬트리'를 불렀다. 당시 장재인은 오랫동안 들어왔던 박혜경의 청아한 '레몬트리'가 아닌 파워풀한 굵은 목소리로 개성 있게 불러 화제를 모았다.

당시 해외에 있던 박혜경은 이를 접하고 직접 찾아 들어보기까지 했다. 그리곤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나의 목소리를 따라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불렀다는 것이 놀랍다"며 장재인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장재인 역시 그룹 더더 시절부터 박혜경이 부른 노래들을 줄줄 읊으며, 선배를 만나고 싶어 했다. 그렇게 둘의 만남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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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 장재인ⓒ류승희 인턴기자, 레스토랑 협찬 반>
◆ 나이를 초월한 '도플갱어'?

참 많이 닮았다.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자매처럼 "어머 어머. 나랑 똑같네", "저랑 똑 같으시네요"라며 연신 맞장구가 터져 나왔다. "그러니까 네티즌들이 (장)재인한테 내 노래를 추천했겠지.(박혜경)" 장재인이 '슈퍼스타K2'에서 '레몬트리'를 부르게 된 것은 네티즌 선정 미션에 의해서였다.

그렇다면 둘은 얼마나 닮았을까. 우선 둘은 고향이 비슷하다. 박혜경은 전라북도 출신, 장재인은 광주부터 전라도를 두루두루 거치며 살았단다. 또 매우 다독가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기보다 혼자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공상하는 시간이 더 좋단다.

워낙 독특한 음색 탓에 노래를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이도 별로 없었다. 다만, 노래가 자신의 삶의 이유였기에 오로지 가수만을 꿈꿨다는 점도 똑같다.

"6살 때부터 가수를 하겠다는 생각이었어. 20여 집 남짓 사는 작은 시골 마을이었는데, 미국 선교사 선생님이 왔었지. 그때 교회 합창단을 만들었는데, 내 목소리가 사실 많이 허스키하고 튀는 목소리라 딴 사람들은 칭찬을 해주지 않았는데 그 선교사 선생님은 잘한다면서 나이도 어린 나를 독창 무대에 세우곤 했어.(박혜경)"

"저도 목소리가 워낙 특이한 편이라 일반 사람들이 잘한다고 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어려서 말도 더듬고, 표현력이 없어서 마음을 꾹꾹 눌렀다가, 기타나 피아노를 치며 표현하곤 했어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노래 밖에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장재인)"

이어 장재인은 어려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어눌한 성격 탓에 힘들었던 과거 등을 털어놨다. 자신의 목소리에 오직 자신만이 확신을 하고 살았다며.

박혜경은 "그게 중요한 것이야. 붕어빵 찍듯이 똑같은 음색을 낼 줄 아는 가수는 의미가 없어. 누가 들어도 '이 노래는 박혜경이 불러야해', '이 노래는 장재인 꺼'라고 할 수 있는 스타일이 필요해"라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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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 장재인ⓒ류승희 인턴기자, 레스토랑 협찬 반>
◆ 한국에서 비주류 여가수로 살려면 "우리가 미녀는 아니잖아?"

지금은 걸그룹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녀시대 카라 티아라 등 걸그룹 열풍에 위기를 느끼진 않을까. 또 장재인이 탈락했을 때 윤종신 심사위원이 지적했던 것처럼 비주류 음악을 하는 음악인으로서 대중에게 어필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글쎄. 지금 세대만 아이돌 파워가 있나. 난 항상 비주류로 분류됐는 걸. 내 히트곡은 가요 차트 1위곡이 아냐. 내가 히트했던 곡들은 4위곡이었어. 근데 그게 나쁜 것이 아니잖아. 내가 하고 싶은 곡을 하고, 내 노래를 들어줄 팬들이 있다면 그걸로 행복한 것 아닐까. (박혜경)"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제 음악을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해주길 원하지 않아요. 다만 나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의 음악도 들어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것이죠.(장재인)"

사실 박혜경이 첫 데뷔한 음악 프로그램은 '이소라의 프러포즈'였다. 당시 인기 음악 프로그램이었기에 섭외되는데 쉽지 않았다. 박혜경은 "아무래도 내가 섹시 가수도 아니고, 외적으로 화려하게 이목을 끄는 것이 없다보니까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어. 그래서 '서세원쇼'부터 시작했지"라고 말했다.

박혜경은 유재석 송은이 등 쟁쟁한 입담꾼들이 있던 '서세원쇼'의 '토크박스'에 3주 연속 출연하며 재치 있고 엉뚱한 입담을 선보였다. 박혜경의 캐릭터가 웃음을 선사하면서 여러 방송에서 섭외가 빗발쳤고, 고대하던 '이소라의 프러포즈'에 설 수 있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비주류라고 하면 '대중과 타협할 것이냐'는 질문을 하는데, 그건 아냐. 만 원을 내고 내 앨범을 사는 대중들에 대한 책임을 가지는 것이지. 타협이 아냐. 음악 외 활동도 같아. 대중들에게 나를 알리는 것이 타협이 아냐. 우리는 프로니까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야. 소속사나 대중들에게.(박혜경)"

그리곤 엄숙한 분위기를 깨는 한 마디. "우리가 미녀 가수는 아니잖아. 하하. (박혜경)" "저도 제가 예쁘다곤 생각 안 해요. 하하.(장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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