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챔프' 김소연 "30대가 참 좋다"(인터뷰)

김겨울 기자 / 입력 : 2010.11.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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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유동일기자


한(恨)을 풀었다.


2005년 MBC '가을소나기' 이후로 잠정 휴식에 들어갔다. 꼬박 4년을 쉰 후, KBS2TV '아이리스'로 컴백해 북한 첩보 요원 선화로 분했다. 그리고 SBS '검사 프린세스'와 SBS '닥터챔프'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불과 1년 여 만에 북한 첩보 요원부터 세상 물정 모르는 여 검사로, 또 이지적인 여 의사까지 다양한 변신을 이뤄냈다. 김소연은 "한을 풀었다"며 웃었다.

벌써 17년 차. 1994년 SBS '공룡선생'으로 15살에 처음으로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다. 연기학원에 들어가고 딱 2달 만이었다. 보조 출연자로 오디션 갔던 곳에서 운 좋게도 주연 배우와 배역이 바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운이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뭔가 준비되지 않는 느낌이랄까.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 조금 늦게 시작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노래와 춤, 끼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얼굴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딸 부잣집 셋째 딸로 태어나 출중한 미모로 어려서부터 '얼짱'으로 눈길을 모았다. 다만, 대상이 또래보다는 나이가 있는 오빠들.

"초등학교 때 맨 뒤에 앉을 정도로 키가 크고, 노숙했던 것 같다. 당시에도 사복 입고 거리를 다니면, 또래 학생들보다는 오빠들이 더 관심을 보이더라. 하하."

그 덕에 동료 연기자들보다 한참 어린 나이에 데뷔하게 돼 항상 막내 노릇을 도맡아했다. 그게 벌써 10여 년 전이다. "'공룡선생' 때가 중학교 2학년 때, '도시 남녀' 때는 중 3때였고, '딸 부잣집'도 비슷한 시기였다. 항상 파트너들과 적어도 10살 차이나는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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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유동일기자


SBS '순풍 산부인과'에서 전공의 역을 맡았을 때도 불과 17살 때라니 어리긴 어렸다. 사람들이 나이를 오해하는 것에 대해 적잖이 섭섭할 만한데, 김소연은 "오히려 지금 나이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 정도는 감수하고 산다. 다만, 너무 어린 나이에 연기했을 때 너무 예쁜 척만 했던 것 같아서 좀 부끄럽다"며 웃었다.

그리곤 20대 때, 왜 그리도 치열하게 살았는지 후회도 된다고 했다. "'아이리스'할 때 (이)병헌 오빠가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을 했다. 어려서는 이해 못했을 말인데, 지금은 마음으로 알겠더라. '이브의 모든 것', '가을소나기' 할 때는 대사 외우기 급급하고, 20대 때는 그랬던 것 같다. 실수투성이에, 허점투성이. 지금 30대가 너무 좋다."

김소연은 30대가 되니까 스태프, 다른 배우들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곤 '닥터챔프'가 그런 자신의 성장을 잘 보여줬던 고마운 작품이라 꼽았다.

"'닥터챔프'는 그런 드라마였다. 1등보다는 2등이나, 선발 되지 못한 루저들을 다룬 이야기다. 하지만 꿈을 안고 계속 달려가는 루저들의 이야기가 마음이 와 닿았다. 내가 연기자로 어린 나이에 주목받다가, 그 뒤로 공백기를 갖게 되고, 다시 주조연급에서 다시 내 이름이 처음으로 올라왔을 때 나는 많이 울었다."

그리고 '닥터챔프'의 연우 캐릭터에 대한 진심도 드러냈다. "어떤 팬은 '닥터챔프'에서 연우가 가장 돋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돋보이는 것보다 소중한 것이 다른 에피소드를 밝혀주는 것이라는 것을 나는 배웠다. 연우는 그런 캐릭터였다."

17년 차 김소연의 성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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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유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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