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장악 가요계, 백문이 불여일견 '씁쓸'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0.07.08 11:36 / 조회 : 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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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 원더걸스, 2PM, 소녀시대(위부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 不如 一見).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현장에 대한 직접 경험과 비주얼을 강조한 고사성어다. 물론 긍정적 의미로 많이 쓰인다.

하지만 이 고사성어는 현재 가요계에는 결코 좋은 말이 아니다. 아니, 실제로 요즘의 가요계를 너무나 잘 대변하고 있기에, 가요 관계자들은 이 고사성어를 들을 때마다 위축되는 게 사실이다. 음악인데, 이제는 '듣는' 게 아닌 '봐야만' 되는 시기로 완전 변화했다. 그야말로 너무도 리얼한 '비디오 킬드 라디오' 시대가 됐다.

'일견'의 중심에는 분명 아이돌 그룹이 있다.

걸그룹계의 강자들인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티아라 2NE1 포미닛 f(x) 시크릿 씨스타 등. 보이 그룹계를 장악하고 있는 2PM 2AM 슈퍼주니어 비스트 엠블랙 등. 여기에 곧 출격할 빅뱅까지. 요즘 가요계는 그야말로 아이돌 그룹 전성시대다. 아이돌 그룹이 올 상반기 음반과 음원 시장을 점령한 것은 물론 지상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의 일방적인 득세는 가요계에는 결코 좋은 면만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평가다. 초콜릿 복근이 멜로디 라인보다 더 화제가 되는 세상이다. 그렇기에 여기에는 걸그룹과 보이그룹들이 가장 적합하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음악을 하는 가수들이 비주얼에 치중하는 나머지, 전 세대가 편안하고 언제 어느 때나 들을 만한 음악은 거의 사라졌다는 주장도 있다. 올 상반기에도 수많은 히트곡이 탄생했지만, 그 수명이 짧을 뿐더러 30대 이상의 경우 곡 전체를 따라 부르기 힘든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극적인 부분에 치중한 나머지, 하이라이트 부분까지도 따라 부르기 힘든 히트곡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귓가에 맴돌 수 있는 멜로디 라인은 사라졌고, 단순한 음절만 반복돼서다. 물론 요즘의 작곡가들 역시 이 트렌드에 맞춘 곡을 계속 양산해야 뜰 수 있기에, 따라 부르기 쉬운 히트곡의 탄생은 계속 힘들어진다.

이러한 경향은 비주얼을 강조하는 성향으로 이어졌다. 히트곡에는 반드시 포인트 춤이 있어야 하는 게 이를 잘 반증한다. 가수들이 신보 발매 직전, 자극적인 티저 이미지와 영상을 선 공개하며 여론 몰이를 하는 것도 비주얼이 강조되는 요즘의 가요계를 잘 반영한다.

물론 걸그룹 중에도 '텔 미' '노바디' '2DT' 등 쉬우면서도 감성적인 후렴구의 히트곡들을 탄생시킨 원더걸스같은 팀이 있다. 보이그룹 중에서는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등 인상적인 멜로디 라인을 전면에 내세운 빅뱅이 돋보인다.

하지만 여기까지라는 평가다. 다른 아이돌그룹의 히트곡은, 말만 히트곡일 뿐 따라 부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백문보다는 일견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아이돌그룹의 히트곡도 5년, 10년이 지나도 노래방에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되려면 비주얼이 아닌 듣는 측면, 그 중에서도 멜로디 라인이 강조돼야 한다는 평가다.

올해 만 60세가 된 가왕 조용필은 공연 때 40여곡을 부른다. 첫 곡과 마지막 곡의 가창력도 변함없는 게 너무도 눈길을 끌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곡을 관객들이 따라 부른다는 사실이다. 물론 춤도 추지 않는다. 조용필의 콘서트를 즐길 때마다, 멜로디 라인이 살아 있는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을 더욱 듣고 싶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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