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군' 한정수 "짐승남 칭호, 영광이죠"(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02.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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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홍봉진 기자 honggga@


한정수(37)에게는 추노꾼 '최장군'이 꼭 맞는 맞춤옷 같다. 남성미 넘치는 굵은 선,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 과묵해 보이는 단단한 입매…. 한정수는 KBS 2TV 사극 '추노'(극본 천성일·연출 곽정환)의 첫 회부터 파격적인 노출신과 강도높은 액션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최장군에 대한 여인들의 애정 공세가 쏟아지듯, 브라운관 밖에서도 한정수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그러나 이 모두가 예견된 것은 아니었다. 한정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당히 최장군 역을 따냈고, 조심스럽게 자신을 '최장군'에 맞췄다. 그러나 그의 캐스팅을 못내 불안해하는 시선도 끊이지 않았다.


보란듯이 맹활약을 펼치며 사랑받고 있는 한정수는 환한 얼굴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비장미 가득한 사극 '추노'에서 최장군이 과연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결코 장담할 수 없지만 '최장군' 한정수의 다음 걸음은 분명 더 힘차고 당당하리라.

-'추노' 인기가 상당하다. 더불어 최장군도.

▶사실 크게 실감은 못한다. 촬영장 아니면 집에만 있으니. 인터넷은 자주 한다. 처음엔 방송되고 나서 고민을 많이 했다. 반응이 좋다보니 부담이 굉장히 컸다. 지금까지보다 더 잘해야 되는데 하고 고민했다.


-고된 촬영에 몸은 괜찮은지.

▶건강하다. 다들 너무 건강해서 문제다. 전 제가 꽤 건강한 줄 알았는데, 장혁씨나 오지호씨나 체력이 최고다. 아프지도 않는다. 둘은 옛날에 태어났으면 머슴 아니면 장군이었을 거다.(웃음)

-장혁, 김지석, 김하은씨가 낙마사고를 당했는데 정작 치료는 정수씨가 받았다는 얘기가 있더라.

▶그게 참.(웃음) 애들 떨어지는 거 다 봤다. 혁이씨도 그러다 큰일난다 경고를 했는데도 막무가내로 달리더라. 말에서 떨어진 사람들도 다들 멀쩡한데, 같이 병원갔다가 혼자 주사를 맞았다. 장염이었다. 좀 웃겼다.(웃음)

-'추노'를 보다보면 한정수가 곧 최장군 같다.

▶비슷한 부분이 있다. 보수적인 성향이나 마초적인 성격이 있다보니. 하지만 저는 유머를 좋아하고 웃기는 것도 좋아하는데 최장군은 과묵하다. 알고보면 웃긴 면도 있다. 심각하게 생긴 사람들이 더 웃기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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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홍봉진 기자 honggga@


-시청자로서 '추노'를 볼 때는 어떤지?

▶가능하면 본방사수를 한다. 내가 궁금하다. 볼 땐 내가 했다는 걸 잊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다. 내가 봐도 너무 재밌고 멋지다 할 때가 있다. 모두가 최고다. 대본이 일단 재밌지만 플러스 알파가 상당하다. 연기에서 플러스 알파, 연출에서 플러스 알파, 촬영에서 플러스 알파가 계속 더해진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다보니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곳곳에서 노고가 느껴진다.

▶왕손이(김지석 분)랑 같이 볼일을 보는 장면은 한 신을 찍으러 제주도까지 건너갔다 왔다. 그림을 위해서다. 그림이 조금만 더 좋다면 어디든 팔도를 찾아간다. 힘들긴 하지만 힘 내는 것이 맞고, 많이들 좋아해주시니 더 힘이 난다.

-'한정수 몸'이 인기 검색어가 될 정도였다. 운동 마니아로 아는데 화제가 되니 뿌듯하진 않았나.

▶작품을 위해 몸을 만든 게 아니어서 뿌듯하진 않았다. 다만 촬영 전 감독님이 몸을 보여달라고 하셨는데, 만족하셨을 때는 기분이 좋더라. 그때 더 좋아질 수 있겠냐 하시기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그랬다. 몰랐는데 다른 친구들한테는 영화 '300'에 나오는 몸을 만들라고 했다더라. 미리 알았으면 더 열심히 하는 건데 그랬다.(웃음)

-짐승남이라는 칭호를 듣는 기분은?

▶너무 영광이다. 아이돌들만 들을 수 있는 칭호가 아닌가. 좋은 의미로 해주시니까 기분이 좋다. 또 남자들의 몸에 대한 열풍이 부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스트레스 풀기에 운동이 참 좋다.

-웃통을 벗고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저희는 너무 힘들었다. 12월 중순까지 벗은 상태에서 촬영을 해야 했다. 사람이 웃긴 게 그것도 적응이 되더라. 나중엔 웬만큼 참겠더라.

-주모들이 최장군한테만 꼭 삶은 계란을 준다. 원래 잘 먹는지.

▶원래는 안 좋아한다. 운동할 때도 삶은 계란이나 닭가슴살을 일부러 챙겨먹고 하진 않았다. 재밌는게 항상 주모들이 저한테 주는데 제가 먹은 적은 한 번도 없다. 항상 장혁씨랑 지석씨가 뺏어먹는다. 특히 혁이. 그게 다 대본에는 없는 애드리브다. 저는 최장군이다보니까 '내놔' 할 수가 없다. 그냥 참는다.(웃음)

-까불고 싶어 근질근질할 때도 있겠다.

▶초반엔 답답했다. 처음엔 좀 혼도 났다. 최장군은 그러면 안된다고. 까불고 싶어서 들썩들썩했는데 나중엔 익숙해지니까 그러려니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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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홍봉진 기자 honggga@


-곽정환 PD와 인연이 깊다.

▶'한성별곡' 2년 전에 4부작 현대극을 만든다고 해서 먼저 만났다. 안 지는 7년 정도 됐겠다. '한성별곡'도 오디션을 봤고, 이번에도 오디션 다 봤다. 사실 굉장히 어렵게 캐스팅됐다.

-맞춤 배역인 줄 알았는데.

▶저를 염두에 둔 건 아니다. 최장군이 처음에 멋있게 나오는 부분이 많아 욕심낸 유명한 배우들이 많았다. 감독님과 작가님 빼고는 거의 모두 제 캐스팅을 반대했다. 아무래도 유명한 배우를 써서 안정적으로 가고 싶으니까. 그 위험을 무릅쓰고 감독님과 작가님이 고집을 부리셔셔 할 수가 있었다. 육체적으로보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전체 대본 리딩 때까지도 캐스팅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라고 했었다. 스스로도 혹 그러더라도 실망하지 않겠다 생각했었고. 촬영 며칠 전에야 확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촬영 중간에도 자른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다.

-'추노'가 잘 되고 최장군이 호평받는 것이 그래서 더 기쁘겠다.

▶그건 결과로밖에 보여줄 수가 없는 거다. 말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지금이 굉장히 기쁘다. 절 캐스팅했다는 게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정말 감사하다.

-'추노'에 대한 애정이 더 크겠다.

▶워낙 의미있는 작품이고 그만큼 더 힘들었다. 저에게는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작품이다.

-최장군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추노'를 보면 왠지 해피엔딩은 아닐 것 같다.

▶좋은 결말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를 보면 왠지 행복하게 될 것 같지는 않고. 사람들은 해피엔딩을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 않나. '추노'가 얘기하는 건 결국 삶이 냉정하고 참혹하지만 그래도 함께하는 사람이 있기에 희망이 있고 또 세상이 바뀔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게 아닐까 싶다.

-한정수가 바라는 최장군의 마지막은?

▶최장군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말로 무과에 급제해서 진짜 장군이 됐으면 좋겠고, 큰 주모든 작은 주모든 좋은 배필 만나 자식 낳고 알콩달콩 살았으면 좋겠다. 좀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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