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프로들의 '파스타' 진정 맛있구나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01.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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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쿨하다. 그리고 사랑스럽다. 요리 드라마, MBC 월화드라마 '파스타'(극본 서숙향·연출 권석장)의 뒷심이 발휘되는 걸까? KBS 2TV '공부의 신'이 정상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지지부진한 월화극 시청률 경쟁에서 '파스타'가 홀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5일 시청률은 14.4%(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동시간대 2위. 과연, '파스타'의 매력은 뭘까.

제목부터 과감하게 음식 이름을 등장시킨 '파스타'는 '흥행불패' 요리 드라마로서의 강점을 십분 살린다. 지글거리며 버터가 녹는 소리, 칼이 도마를 두드리는 소리, 요리사의 재빠른 손놀림…. '파스타'의 영상과 음향은 리드미컬하고도 속도감이 넘친다.


그러나 주방은 조화로운 일터인 동시에 전쟁터다. 주문이 고함으로 오가고, "예, 셰프"라는 응답이 자동 반사처럼 떨어진다. 하나라도 실수가 있다면 불호령은 당연지사. 까다로운 손님의 반품도 부지기수다. 분초를 다투는 전쟁 속에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빚어지는 한 접시의 파스타. 가쁜 호흡으로 담아낸 요리 과정만으로도 눈과 귀가 즐겁다.

요리에 목숨을 건 네 주인공의 사랑과 열정은 전쟁통 같은 주방만큼이나 복잡하다. 라스페라의 셰프 현욱(이선균 분)과 스타 세프 세영(이하늬 분)은 앙금이 남은 옛 연인이고, 주방보조 유경(공효진 분)은 현욱을 좋아하며, 세영의 연인인 사장님 김산(알렉스 분)은 유경을 트집 잡으면서도 응원한다. 네 사람 사랑의 화살표는 은근하면서도 아슬아슬하다. 얽히고설킨 4각 관계는 '파스타'의 주방과 생활을 아우르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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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넷의 애증관계는 전쟁터 같은 주방에서만은 철저하게 지워진다. 요리에 관한 한 그들은 철저한 프로다. 요리 드라마이자 전문직 드라마로서 '파스타'는 실력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버럭셰프'에 진저리치던 유경은 현욱의 파스타 한 접시를 먹고 고개를 숙인다. 현욱은 미움과 악연을 딛고 요리 콘테스트에서 유경 대신 세영의 손을 들어준다.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의 요리가 맛있기 때문이다.

네 사람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주인공 유경은 주방 막내만 3년을 한 실수투성이 낭만파고, 배신의 상처를 안은 현욱은 정통 이탈리아식을 고집하다 식당을 위기에 빠뜨린다. 유학생활에서 현욱에 밀린 2인자였던 세영은 술수로 최우수 셰프의 영예를 안지만 현욱을 잊지 못한다. 능글능글한 사장 김산은 흔들리는 연인을 보면서도 쿨한 척 넘긴다.

그러나 이 흠결 많은 주인공들은 누구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이가 없다. 세련된 버럭남으로 변신에 성공한 이선균, 쭈뼛쭈뼛한 유경에 그대로 녹아든 공효진, 얄미울 정도로 뻔뻔한 알렉스 등은 적역이다. 설사장 이성민도 빼놓을 수 없는 공신. 이들은 쉽게 눈물 흘리지 않고, 악다구니를 쓰지도 않는다. 쉽사리 자기비하에 빠지지도 않는다. 최현욱도 말했다. 남이 나를 사랑해줄 거라고 확인을 갖고 만든 요리가 사랑을 받는 법이라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공감가는 4인방이 만들어내는 '파스타'는 그래서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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