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만추' 韓고전영화 잇단 리메이크..왜?①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9.10.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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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메이크가 결정된 김기영 감독의 '하녀'(위)와 이만희 감독의 '만추'.


김기영 감독의 '하녀'와 '이만희 감독의 '만추' 등 6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고전영화들이 잇따라 리메이크돼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영화사 미로비젼은 임상수 감독의 새 영화 '하녀 2010'에 전도연이 출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녀2010'는 한국영화사에 손꼽히는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품 '하녀'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당초 '하녀2010'은 '두 번째 사랑'의 김진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수현 작가가 집필, 기획단계부터 충무로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제작이 쉽게 진행되지 못했다.

'하녀 2010'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것은 김진아 감독이 내부 사정으로 하차하고 프랑스에서 영화 연출을 준비 중이던 임상수 감독이 전격 합류하면서부터.

임상수 감독이 합류한 '하녀 2010'은 영진위가 지원하는 '마스터영화제작지원사업에 지원하는 등 제작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전도연은 올 초 제의를 받았을 때만해도 시나리오 수위가 워낙 높았던 터라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다 임상수 감독이 합류하면서 마침내 출연을 결심, 출산 후 1년여의 공백을 깨기로 했다.


'만추' 리메이크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 '만추'는 이만희 감독이 66년 신성일과 문정숙을 주연으로 만든 영화. 모범수로 특별휴가를 나온 여자가 도주 중인 남자를 만나면서 벌이는 사랑을 그린다. '만추'는 이후 1970년 일본의 사이토 고이치 감독, 1975년 김기영 감독, 1982년 김수용 감독에 의해 각각 리메이크될 만큼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영화로 남아 있다.

'가족의 탄생'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이번 '만추' 리메이크는 오랜 기획 끝에 비로소 결실을 보게 됐다. 당초 이번 리메이크는 이준기와 탕웨이가 주연을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탕웨이가 중국에서 배우 활동이 정지된 상황이라 출연 여부가 여의치 않아 제작이 쉽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준기가 하차하게 되고 탕웨이 외에 다른 여배우도 조심스럽게 출연 여부를 타진하고 있었다. 결국 현빈이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됐고 탕웨이 일정이 확인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가게 됐다.

해외 프로젝트에 일가견이 있는 보람영화사가 진두지휘하는 '만추'는 현재 한미 합작영화로 제작을 추진 중이다. 제작사는 탕웨이 출연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선택으로 내년 초 촬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화계에선 '하녀'와 '만추' 등 한국영화 사상 가장 활력이 넘쳤던 60년대 영화들이 최근 잇따라 리메이크되고 있는 데 대해 반가움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영화계에서는 60년대 한국영화들이 지금과는 또 다른 형태로 만개했지만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곤 했다.

'하녀'와 '만추'는 각기 다른 형태로 리메이크가 기획됐지만 동시대에 고전을 부활시킨다는 점에서 영화사적인 의미를 더한다. 단절되다시피 했던 한국영화계가 과거 선배들의 빛나는 업적을 새롭게 되살리게 됐다.

이제 새로운 형태로 고전영화들이 리메이크되면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곧추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유수의 해외영화제들에 출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는 2007년 이 작품에 반한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지원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이 디지털로 복원, 2008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바 있다. 임상수 감독과 칸의 여왕 전도연의 만남은 충분히 좋은 성과를 기대할 만하다.

'만추'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과연 한국 고전영화들의 부활이 한국영화계에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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