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유혹', '파격+스피드' 김순옥이 돌아왔다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10.13 09:25 / 조회 : 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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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은 여전했다. 아니 더 세졌다.

SBS 새 월화극 '천사의 유혹'(극본 김순옥 연출 손정현)이 12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천사의 유혹'은 '아내의 유혹' 김순옥 작가의 복귀작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김 작가는 '아내의 유혹'을 통해 파격적인 소재와 빠른 전개라는 작가 고유의 이미지를 시청자들에 각인시킨 바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천사의 유혹'은 '김순옥 표 드라마'라는 게 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게다가 더 세졌다.

행복한 결혼식과 스폰서의 결혼 방해 그리고 협상을 통해 모든 것을 숨기고 원수의 아들과 결혼하는 여주인공 주아란(이소연 분)의 모습은 눈 밑에 점찍고 열심히 탱고 배워 남편 교빈(변우민 분)을 유혹하던 '아내의 유혹'의 구은재(장서희 분)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 됐다.

주아란이 고급 룸살롱의 '텐프로 아가씨'라는 극적 설정은 첫 회에서 테이블을 기는 이소연의 농염한 춤 실력에 별 것 아닌 것 같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팜프 파탈' 주아란의 모습과 아내를 룸살롱에서 보고도 당황하며 자리를 피하는 한 없이 착하기만 한 신현우(한상징 분)의 모습은 마치 제(際)를 앞두고 있는 제사장과 한 마리 순한 양처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는 누가 '나쁜 사람'이고 누가 '착한 사람'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분명 부모를 죽인 원수는 '나쁜 사람'인데 그들의 자식은 한 없이 '착한 사람'이니 말이다.

여기에 김 작가는 여자의 복수를 돕는 역할로 정부(情夫)라는 또 하나의 파격 소재를 가미, 극적 흥미를 더욱 높였다(심지어 아란과 그의 정부 주승(김태현 분)은 신혼 방에서 정사까지 나누려 한다. 이 드라마의 방영시간은 오후 9시대다).

파격만 있다면 김순옥 드라마가 아닐 터. 시청자들의 쉴 틈을 주지 않는 빠른 전개는 '천사의 유혹'에서 그 스피드를 더욱 올렸다.

대개의 드라마라면 아란과 정부 주승의 밀애가 위태하게 이뤄지다 주변 누군가의 목격에 의해 현우에게 전해지고, 아란을 사랑하는 현우는 이를 의심하다 어는 순간 우연히 이를 목격하는 식으로 전개됐겠지만, '천사의 유혹'은 첫 회 마지막에 현우가 아란과 주승이 자신의 침대 위에서 뒹구는 장면을 목격하고 셋이 놀라면서 막을 내리는 '엄청난 스피드'를 보여줬다. 70분 만에 모든 것을 해결한 것.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시청자들로서도 더 세진 '김순옥 드라마'에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일부에서 이른바 '막장 드라마'라고 다시금 손가락 짓 하려하지만 '아내의 유혹' 종영 후 5개월 동안 숱한 '막장'을 경험한 시청자들로서는 이제 '막장'이라는 이름만으로 김순옥 드라마를 욕할 수만은 없게 됐다. 이미 시청자들은 파격과 스피드라는 '김순옥 드라마'의 '맛'이 뭔지를 잘 안다.

'천사의 유혹'은 첫 회에서 갈 때까지 갔지만 여기서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아내(주아란)의 복수는 시작에 불과하다. 전신성형에 성대수술까지 한 현우(여기서부터 배수빈)의 복수는 더 파격적이고 집요해질 것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세져 돌아온 김순옥 덕(?)에 안방극장 시청자들은 뉴스냐 드라마냐를 두고 부부싸움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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