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고' 북도 못울렸는데..'선덕여왕'에 긴장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05.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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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SBS 월화극 '자명고'가 MBC 새 드라마 '선덕여왕'의 등장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내조의 여왕'에 밀려 빛을 못보고 있는 상황에서 후속작으로 동일 장르인 사극이 등장하는데다 고현정 이요원 등 출연진의 면모도 화려하기 때문이다.

'자명고'는 그 시작부터 동 시간대 드라마에 대한 눈치를 심하게 봤던 작품. 당시 최고의 히트작 MBC '에덴의 동쪽'의 종영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첫 방송 시기를 이리저리 저울질했다. 지난 2월 말 예고편을 방송하면서도 '3월 초 첫 방송'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 '에덴의 동쪽'이 막판 4회 연장을 결정하면서 '자명고'의 에덴의 동쪽' 피하기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KBS 2TV '꽃보다 남자'라는 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는 비극이 초래됐다. 지는 해에 주목하다, 뜨는 보름달을 놓친 것.

'꽃보다 남자'가 위세가 한창일 때 첫 발을 내딛은 '자명고'는 시작부터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 및 출연진은 "우린 50부작이고 '꽃남'은 곧 끝난다"고 애써 위안을 삼았지만 '꽃보다 남자'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바로 MBC '내조의 여왕'이 치고 올라오며 '꽃보다 남자'의 빈자리를 잽싸게 메운 것이다. '자명고'로서는 북도 울려 보기 전에 이리저리 경쟁드라마에 치이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결국 '자명고'는 전체 50부작 중 19회가 지날 때까지 단 두 차례 시청률 10% 고지를 넘긴 것을 제외하고는 10% 미만의 시청률을 보이며 저공비행을 했고 제작진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조기 종영설'도 심심찮게 터져 나오며 제작진 및 출연진을 괴롭히고 있다.

이렇듯 시작부터 '에덴의 동쪽', '꽃보다 남자', '내조의 여왕' 등 히트작들에 연타당한 '자명고'로서는 '내조의 여왕'의 종영이 승부수를 던질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극의 중반을 넘어서까지 10%대 미만이라는 '극미 시청률'을 극복 못할 경우 '조기 종영설'이 설이 아닐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조의 여왕' 종영 후에도 '자명고'가 상승세를 탈지는 미지수다. '내조의 여왕' 후속 '선덕여왕'이 만만치 않은 기세를 보이며 벌써부터 관심몰이 중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극이라는 공통 장르로 맞서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근래 사극에 관심이 없다"는 변명이 더 이상 통할 수 없어졌다.

'선덕여왕'은 고현정과 이요원이라는, 결코 무시못할 배우들이 출연하는데다 사극사상 최초로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선덕여왕'은 지난주 오픈세트가 설치된 경주에서 대대적인 제작발표회를 열며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자명고'로서는 결코 순탄치 않은 나날들의 연속인 셈이다.

SBS 관계자는 "'자명고'는 이래저래 힘든 상황의 연속"이라며 "'선덕여왕'이 사극이라는 점도 그렇고 고현정 이요원이라는 주연배우들도 부담이 안될 수 없다"고 '선덕여왕'에 대한 경계를 드러냈다.

이어 "SBS로서는 이명우 PD와 정성희 작가에 막판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게 불가능해질 경우, '조기 종영'이라는 안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고 고뇌를 밝혔다.

정성희 작가는 '자명고'제작발표회에서 "'패자들의 역사'를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청자의 외면 속에 북 한 번 울리지 못한 '자명고'가 자체가 '패자의 역사'로 기록되는 것은 아닐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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