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결산]인터넷세상 이슈메이커 톱5

김태은 인터넷이슈팀장 / 입력 : 2008.12.29 11:35 / 조회 : 2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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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에는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 만으로 ‘주도자’는 유명인사가 된다. 인터넷이 여론을 견인하는 현실에서 네티즌의 혜안은 거대한 둑에 구멍을 낸 뒤 해당 제방을 무너뜨리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인터넷이 주목한 사건, 온라인에서 발생한 사건이 오프라인의 흐름을 좌우하는 경우가 흔해졌다. 사이버상에서 저지른 잘못으로 쇠고랑을 차기도 한다. 인터넷은 더 이상 가상의 공간이 아니다.

머니투데이 인터넷 이슈팀이 올해 인터넷을 달군 막강한 영향력의 5인을 추려냈다.

◆ 미네르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서 활동하는 어느 네티즌의 필명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과 이에 따른 주가하락, 부동산 가격폭락을 비롯해 리먼 브라더스 부실사태를 예견하며 핫 논객으로 부상했다.

10월부터 본격 환율급등을 예견했고, 불과 보름여 만에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하면서 ‘미네르바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가 추천한 경제관련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그가 올린 글들을 책으로 묶어 판매하는 이도 생겨났다. ‘온라인 경제대통령’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그의 정체를 밝히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그를 수사할 수도 있다며 ‘관심’을 보였다. ‘해외거주 경험이 있는 50대 전직 증권맨’이라는 정부 당국자의 말도 흘러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얼굴없는 그에게 민주시민언론상 본상을 안겼다.

◆장기하와 얼굴들

서울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은 인터넷을 통해 전국구 스타로 거듭났다. 인디밴드 ‘눈뜨고 코베인’에서 6년째 활동중인 서울대 졸업생 장기하(26)가 결성한 밴드다. 올해 ‘싸구려 커피’라는 싱글 데뷔앨범을 냈다.

인터넷이 아니었더라면 그는 그저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즐기는 마니아층의 ‘장 교주’였을 것이다. EBS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서 보여준 특유의 안무와 창법, 노랫말이 동영상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인기인이 됐다.

‘미미시스터즈’라는 키치 분장의 여성 백댄서 2명과 함께 무표정한 얼굴과 흐느적거리는 팔동작으로 이뤄진 춤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패러디 포스터가 나오는가 하면, 그의 곡 ‘달이 차오른다’를 리믹스한 ‘달찬놈’ UCC도 중독성을 뿜어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촛불 네티즌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개방을 반대하는 인터넷상의 움직임이 거리시위로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와 주부중심의 몇몇 사이트 등지에서 광우병에 대한 공포와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을 벌이던 것이 오프라인으로까지 번졌다.

5월2일 중고생들을 비롯한 1만5000여명이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것을 시작으로 9일부터 집회는 전국 대도시로 확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5월2일부터 8월15일까지 전국적으로 모두 2398차례 촛불집회가 열려 연인원 93만2680명이 참석했다. 반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모두 300만여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장기화되며 일부 폭력시위로 변질되고 정치색이 짙어지면서 촛불의 의미가 퇴색됐다. 하지만 시민들에 의한 자발적인 대규모 평화집회였다는 점에서 ‘21세기형 참여 민주주의’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규합의 중심에 인터넷이 있었다. 필요한 물품과 인력을 지원받고 인터넷방송으로 생중계까지 해냈다.

◆강병규
도박판을 찾은 것도 아니고, 해외원정도박을 떠난 것도 아니다. 인터넷 시대에는 도박으로 인한 패가망신도 안방에서 한다. 스포츠스타에서 방송인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던 강병규(36)가 ‘실시간 라이브 바카라’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12억원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강병규는 지난해 10월26일 밤 11시35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 아파트에서 이 사이트에 접속해 다음날 아침 7시14분까지 7시간 동안 2000만원을 잃었다. 올해 5월까지 26억2691만원을 송금해 총 12억7080만원을 탕진했다. 이 도박 사이트에서 돈을 가장 많이 잃은 한국인이라고 한다.

베이징올림픽 연예인응원단을 구성해 나랏돈 2억원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던 터라 그의 도덕성은 회복 불가능할 지경이 됐다. 24일 상습도박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강병규는 “인터넷 도박이 불법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플러 전씨
인터넷에서 연예인 악플러와 스토커로 수년간 악명을 떨친 여성 전모씨(31)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져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전씨는 11월23일 밤 “놀지말고 취직을 해보라”고 훈계하는 지체장애 2급인 어머니 최모씨(56)를 때려 숨지게 했다.

전씨는 이미 2005년 8월 인터넷상 비방성 댓글 관련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3월 이름 석자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인물이다.

지난 9월 탤런트 안재환이 자살한 채 발견되자 한 포털사이트에 “돈으로 사는 부부는 돈이 끝나면 다 끝이고 자살이다”는 글을 남겨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단독 취재로 10년 동안 록밴드 ‘이브’ 출신 G고릴라를 스토킹해오며 ‘G고릴라-전OO 부부 파파라치 사이트’까지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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