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 韓獨 배우들 인간애를 그리다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8.11.10 16:25 / 조회 : 6585
  • 글자크기조절
image
SBS 창사특집 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 <사진제공=SBS>


"야루(Yalu)."


1950년 독일의 한 요양소. 죽음이 가까운 한 동양인 남자가 아득한 의식 속에서 속삭인다. 야루가 무엇이냐고 묻는 의사에게 남자는 희미하게 웃으며 야루(압록강) 너머 자신이 두고 온 것을 떠올린다. 평화로운 고향과 행복했던 그의 어린 시절 그리고 그의 어머니.

SBS 창사특집 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극본 이혜선ㆍ연출 이종한)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인간애를 통해 나치 치하 독일에 한국과 동양의 정신을 알린 이미륵의 생애를 그린다.

한독 수교 125주년과 SBS 창사 18주년을 기념해 SBS와 독일 방송 BR(Bayerischer Rundtunk)이 공동 기획한 '압록강은 흐른다'는 10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1980년부터 30년 가까이 준비해 왔다는 이종한 PD는 장기간을 준비한 이유를 묻자 이날 "저도 모르겠다"며 "한 번씩 생각나고 작품 하면 잊다가 쉬면 또 생각나고 그렇게 하다 보니 세월이 흘렀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게 참 힘든 일"이라며 "진실 없이는 그게 힘든 일인데 인종, 언어, 문화가 다른 전혀 다른 별개의 세계에 있는 한국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시기인데 독일이라는 자존심 강한 나라의 사람들이 그를 만날 때 마다 감동 그게 뭔가 이미륵박사가 인간을 감동시킨 핵심은 뭔가가 궁금했다"고 밝혔다.

이 PD는 또 "저도 모르게 이건 꼭 해야겠다는 소명의식을 느껴 우리는 꿈은 이워진다고 하는데 사실은 꿈은 잘 안 이뤄지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 저는 꿈을 꾸고 있다"며 오랜 기다림이 실현되는 순간의 소감을 밝혔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지난 5월부터 독일 뮌헨에서 현지 배우 오디션을 시작해 캄포스키 등18명의 독일인 배우를 캐스팅하고 지난 10월 한 달 간 독일 하이델베르그, 뮌헨 등에서 현지 촬영을 했다. 후반 촬영은 한국에서 마쳤다.

주인공 이미륵의 어린 시절은 아역 연기자 정윤석와 노민우가 연이어 연기했다. 청년 미륵은 최성호가, 중년 미륵은 현재 독일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우벽송이 각각 맡았다. 총 4명의 연기자가 이미륵은 연기한 셈이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우벽송은 "이미륵이 조국을 떠난 것도 30년인데 저도 한국을 떠난 지 한 30년 정도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 개인적으로도 큰 인연이라 생각한다"며 "다들 마음 깊이 갖고 계시는 이미륵 박사의 혼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잠시 나마 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미륵의 부모 역은 신구와 나문희가 소화했다.

나문희는 "저는 이 작품을 하면서 누를 끼치는 것 같아 못한다고 했다"며"오죽하면 감독님과 소식을 끊고 도망을 갔는데 감독님이 오랜 시절 연기한 로렌스 올리비에까지 언급하시며 나문희 씨도 해보라고 해 5살짜리 아이 엄마부터 시작, 누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연기했다"고 말했다.

독일 배우인 캄포스키도 이날 시사회에서 "이 프로젝트 합류해 영광이다"며 "이미륵 박사에 대해 알게 된 것도 보람 있었고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시청하시며 이미륵에 대한 걸 배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륵의 후견인 자일러 박사 역의 이참은 "어릴 때 초등학교 교과서에 이미륵 박사의 글이 실렸던 게 기억 난다"며 "10살 때 독일어로 된 '압록강은 흐른다'를 읽어봤다 아름답고 정신이 살아 있을 것 같아 한국 꼭 한번 가 봐야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작 '압록강은 흐른다'는 전후 독일인의 상처를 보듬어 현지에서 폭발적 반향을 일으킨 원작가 이미륵(본명 이의경)의 자전소설이다.

동명의 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는 이미륵의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의 이야기인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와 속편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를 기본 틀로 해 제작했다. 여기에 소설로 쓰여 지지 않은 이미륵의 독일에서의 생활을 그의 수필과 서간문, 그리고 신문 기사와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픽션으로 재구성했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SBS 창사 기념일인 오는 14일 밤 8시 50분부터 3시간 연속 방송되며 2009년 독일에서도 방송될 예정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