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그는 요즘 단풍을 닮아 있었다(인터뷰)

김수진 기자 / 입력 : 2008.11.05 10:23 / 조회 : 13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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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그들이사는세상'에 출연중인 배우 현빈 ⓒ임성균 기자 tjdrbs23@


더 이상 동화 속 왕자님이 아니다.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주인공은 현빈(26). KBS 2TV 드라마 '눈의 여왕',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등에서 여심을 흔들어 놓았던 '훈남'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정지오'가 되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멋지게 포장되지 않은 인물이다. 내 친구 혹은 내가 아는 사람일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방송중인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극본 노희경·연출 표민수, 김규태)에서다.

현빈은 이 작품 속 '지오'를 통해 그동안의 자신을 에워싼 귀공자 이미지의 틀을 벗어던졌다. 더 이상 청춘스타가 아니다. 배우다. 차갑게 옷 속을 파고드는 가을바람만큼이나 그는 올가을 안방극장을 통해 배우라는 이름으로 시청자의 마음속에 파고들고 있다. 울긋불긋 가을색이 만연한 지난 4일 오후, 서울 KBS 여의도 별관 인근 앙카라공원에서 그를 만났다. 짙어가는 단풍처럼 배우에 대한 그의 생각도 점점 짙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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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그들이사는세상'에 출연중인 배우 현빈 ⓒ임성균 기자 tjdrbs23@


남편과 자신 사이를 오가는 첫 사랑의 연인을 습관처럼 받아들이는 '지오'. 또 새롭게 다가온 사랑에 주저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현실적인 인물이다.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노희경 작가가 이 작품에서는 '지오'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하고, 현빈은 그를 통해 사랑과 연기를 이야기한다. "힘들다"는 현빈의 한마디는 푸념이 아닌 배우로서 겪는 성장통일 터.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어렵다는 소문만큼이나 어렵고 힘들다. 화가 나는 상황이지만 부드럽게 웃으며 말해야하는 등 상충된 상황에 감정을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또 '지오'와 얽힌 모든 사람들에게 일관된 감정이 아닌 서로 다른 감정으로 대하는 어려움이 있다.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다.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일까,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지만 연기를 하는 것 같지 않다. 촬영장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일 수도 있겠다."

그가 배우이기에 겪는 과정이자 고민이다.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그 고민의 결과는 성숙이라는 결실을 안겨줬다. 시청자 역시 TV를 통해 절절하게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시청자는 '훈남' 현빈의 변화된 모습에 '성숙'과 '재발견'이라가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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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그들이사는세상'에 출연중인 배우 현빈 ⓒ임성균 기자 tjdrbs23@


변화된 현빈, 의도한 것일까. 현빈은 절레절레했다. "의도한 건 아니다. 작품이 워낙 현실적이다 보니 보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그리 생각하는 것 같다. 변화를 의도하거나 시도하지 않았다. 나는 내 갈 길을 열심히 가고 있을 뿐이다."

그가 걷고 있는 배우의 길, 지나온 날보다 더 많은 날이 남아 있기에 그는 차근차근 전진하고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드라마에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어느 순간 '20대인 내가 사랑 한번 안 해보고 20대를 보낸다면 40, 50대가 됐을 때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배우에게 사랑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내가 지금 당장 '사랑을 해야지'한다고 해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또 자유롭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닌 것 같다."

그는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고 있다. 드라마 제목처럼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사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지만 내가 사는 세상일 수도 있고, 그 세상 안에는 사랑이 존재한다. 또한 시청자들의 사랑일 수 있다. 시청자 게시판을 봤다. '나도 사랑하고 싶다', '옛사랑이 생각난다'는 내용이 있더라. '내 길을 잘 가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다."

지난 2005년 방송된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엄친아'를 연기하며, 자신도 느낄 정도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가 느낄 수 있는 피드백은 별로 없다. 하지만 연연하지 않는다. 다만 과거 '삼식'이라 불렸고, '진헌'이라 불렸다면 지금은 '지오'라고 불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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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그들이사는세상'에 출연중인 배우 현빈 ⓒ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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