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의 멈춘 꿈...종영했지만 역사는?

[금주의이슈]16일 9개월간 인기를 끌어온 MBC '이산'이 막을 내렸다

박종진 기자 / 입력 : 2008.06.22 14:00 / 조회 : 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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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가장 아름다운 꿈이 빛나고 있습니다…그러니 끝난 것이 아닙니다. 멈춘 것이 아닙니다"

조선시대 최고의 명군(名君) 중 하나인 정조의 마지막은 '진행형'으로 그려졌다.

16일 막을 내린 MBC 드라마 '이산'은 정조(이서진 분)의 임종장면 대신 순조를 보필하겠다는 충신 대수(이종수 분)의 다짐으로 끝을 맺었다. 드라마에서 생의 끝자락까지 백성을 위한 정치에 몸 바친 정조의 뜻을 '단절'시키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조의 꿈을 이어갈 아들 순조는 수빈박씨(서유나 분)의 소생으로 정조의 차남이다. 중전인 효의왕후(박은혜 분)는 후사가 없고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의빈성씨(한지민 분)가 낳은 문효세자는 5살에 세상을 떠났다.

수빈박씨는 드라마에서는 큰 비중이 없지만 왕의 어머니인 탓인지 역사적 평가는 좋다. 평소에 검소했다고 전해지며 아들 이공(순조)이 세자로 책봉되자 뇌물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을 의금부에 가뒀다는 기록도 있다.

순조가 태어나는 순간도 화려하게 기록됐다. 정조실록에는 "이날 새벽에 금림(禁林)에는 붉은 광채가 있어 땅에 내리비쳤고 해가 한낮이 되자 무지개가 태묘(太廟)의 우물 속에서 일어나 오색광채를 이루었다"고 나온다.

정조가 숨을 거둔 1800년, 아들 순조는 이해 7월에 불과 11살의 나이로 왕위에 오른다.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노론 벽파가 득세하고 남인을 치기 위한 천주교 박해(신유박해) 등이 벌어져 정조가 물려준 꿈은 흔들렸다.

순조가 15살이 돼 본격적 친정에 나서지만 장인인 김조순 일가가 실권을 잡으며 국정의 어려움은 계속된다. 소위 안동 김씨 세도정치다.

정치 기강은 문란해졌고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결국 1811년 홍경래의 난이 터졌다. 몰락 양반에서부터 농민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던 이 난은 이씨 왕조를 부정하는 반체제적 성격이었다. 이듬해 관군이 진압했지만 조선 후기 사회의 붕괴를 가속화시킨 분수령이 됐다.

순조는 이 밖에도 유례없는 기근과 수재, 크고 작은 민란과 역모사건에 시달렸다. 드라마의 바람과는 별개로 정조의 꿈은 적어도 그 후대에서는 빛이 바랬다.

순조는 세도정치의 폐단을 막아보고자 조만영의 딸을 세자빈으로 맞았지만 풍양 조씨의 득세로 이어질 뿐이었다.

그러나 피는 속일 수 없었다. 학문을 즐긴 순조는 문집 '순재고'를 남겼다. '양현전심록', '대학유의', '만기요람' 등 학문과 정사에 다양한 저서도 간행하게 했다.

한편 '이산'의 최종회는 논란을 모았던 정조 독살설은 제기하지 않았다. KBS 2TV '한성별곡-정(正)', 채널CGV의 '8일' 등 지난해 말부터 유행처럼 등장한 정조 드라마들이 하나같이 정조 독살설을 제기한 것과 달리 독살 가능성이 엿보이는 설정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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