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이대학이 '여자' 이시연이 되기까지

윤여수 기자 / 입력 : 2008.01.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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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수술후 여자로 돌아온 이시연(이대학) ⓒ<임성균 기자 tjdrbs23@ⓒ>


'트랜스젠더' 모델 겸 연기자 이시연은 1980년생이다. 이제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그는 삶의 가장 커다란 아픔과 고통을 씻어내려 하고 있다.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며 "몇 번이고 죽으려 했다"는 말처럼 극심한 고통의 나날은 그에게는 "모순"이었다.

스스로 여성으로서 살고 싶었지만 세상과 사람들은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오로지 어머니와 동생만이 그 같은 고민을 조금이나마 나눴다.

이시연은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관한 혼란을 중고교 시절 처음 겪었다고 말했다.

"여자를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는" 자신의 모습이 "다른 남자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는 그가 잠시나마 행복했던 것은 대학 시절이었다. 대전대 디자인과에 입학한 뒤 모델로 데뷔하고 이후 자유롭게 이런저런 옷을 입고 메이크업을 하는 등 패션 관련 일을 하면서 그는 "행복했다".

"남자로서가 아니라 이게 행복이구나" 깨달았다는 그가 다시 깊은 고민과 그로 인한 고통에 빠져든 것은 연기자로서 활동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지난 2001년 영화 '두사부일체'를 지나 2002년 '색즉시공'을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웨이트 트레이닝도 해보고 에어로빅도 해봤다"는 그는 "영화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영화가 끝나고 돌아보니 모델 겸업할 때 입었던 여자옷이 맞는 게 없었다"며 다시 찾아온 혼란에 괴로웠다.

기획사나 세상은 자신에게서 "꽃미남 스타일"을 원했지만 그 역시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처음 일할 때만 해도 '목소리 바꿔라', '근육 만들어라', '머리카락 잘라라'라는 등의 말을 많이 들었다"는 그에게 세상과 자신이 처한 상황은 "모순"이었을 뿐이다.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도 형 동생이라고 밖에 부르지 못하고 이런 사실을 아무도 몰라 속앓이하며 외롭게 살았다"고 그는 말했다.

"내 의지가 아니라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가면을 쓰고 있는 기분이었다"는 그는 몇 번이고 죽음의 힘겨운 유혹 속으로 빠져드려 했다.

하지만 겨우 마음을 추스려 "그렇다면 그토록 원하는 여자가 되어보자"고 결심했고 이시연은 마침내 자신이 꿈꿔온 새로운 삶, 여성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

지난해 봄 성전환 수술을 통해 여성을 '되찾은' 그는 그러기까지 어머니와 동생의 작은 격려와 위로도 힘이 됐다. 수술 뒤 아직 한 번도 뵙지 못한 아버지의 아픔은 여전한 괴로움이기도 하다.

그는 22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한 오해와 편견 깨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당당히 나설 상황이 아니었다. 준비가 부족했다. 준비없이 나를 보여주기보다 마음의 여유를 찾고 당당히 나를 보여줄 수 있을 때 보여주려 했다"고 기자회견에 나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 자신 트랜스젠더로서 "성적 소수자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고 싶다"는 이시연의 다짐은, 그와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편견과 선입견, 오해를 견뎌내며 살아가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지금, 이시연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여자로 비쳐지고 여자로 당당히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그가 "제2의 삶"으로서 어떤 길을 갈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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