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재중 중재로 친-양부모 '극적 화해'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7.01.12 09:58 / 조회 : 8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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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재중 ⓒ임성균 기자 tjdrbs23@


최근 친부모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남성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영중재중이 친자확인소송으로 갈등관계에 있던 양부모와 친부모를 화해와 우정의 장으로 이끌어냈다.


이 같은 사연은 영웅재중의 생모 오모씨가 영웅재중의 입양에서부터 친자확인소송에 따른 양부모 측과의 갈등과 화해 등 그간 벌어졌던 일들을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영웅재중의 생모 오씨는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그간 영웅재중의 경위와 심경, 현재의 상황 등을 차분히 정리했다.

오씨는 200자 원고지 20매 분량의 긴 글을 "오늘에서야 마음 편히 글을 쓸 수가 있다. 재준(영웅재중의 본명)이가 집에 다녀갔다. 네살 때 헤어진 뒤 자라서 만났지만, 엄마품에 안겨 아기처럼 재롱부리기는 17년만이다"며 행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오씨는 친자확인소송으로 한 때 서먹했다가 현재는 다시 뜨거운 모자의 정을 나누고 있다고 알린 후 입양과정과 뒷이야기들을 소개했다.


"네살때 입양..아들 그리움에 자살기도"

오씨의 글에 따르면 1989년 영웅재중(당시 한재준)이 네살때 충남 공주 지인의 집에 맡겨졌다. 오씨는 영웅재중의 친아버지와 결별하고 생계를 위해 맡겼다. 3년 후 영웅재중의 큰 이복누나의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로 갔지만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이후 영웅재중의 초ㆍ중학교를 찾아가 먼발치에서 아들을 지켜보다 돌아가곤 했다. 영웅재중은 어려서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

경기도 모처에서 살던 오씨는 아들을 보러 2001년도 공주에 갔지만 양어머니는 '재준이가 잘자라고 있으니 그냥 돌아가라'며 힘들어 하는 오씨를 위해 밥상을 차려주며 훗날 아이가 좀 더 자라면 만날 것을 권했다.

그러나 2003년 영웅재중의 소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당황한 오씨는 공주 양부모 측에 전화를 걸었지만 미국에 유학보냈다는 대답을 들어야했다. 그러나 2004년 초 우연히 영웅재중의 친구로부터 아들이 가수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넷으로 확인했다. 순간 심장이 멎는 것을 느낀 오씨는 자식을 보내놓고 그리움에 자살기도까지 했던 지난 세월을 돌이켜봤다.

오씨는 영웅재중과 다시 통화가 된 때는 2004년 9월. 경기도 시화의 한 대형할인매장에서 동방신기 스토리북을 사던 오씨는 한 여학생으로부터 영웅재중의 핸드폰 번호를 알게 됐다. 전화를 하고 한 달만에 서울 강남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영웅재중은 당시 2집 발표를 앞두고 안무연습을 하다 무릎부상을 입어 목발을 짚고 오씨와 만났다. 오씨는 "우리는 쿨하게 웃으며 만났다. 그 이후는 순탄했다. 그리움과 설레임의 연속으로"라며 당시의 행복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중호적으로 병역거부 구속상황 놓여 친자확인소"

그러나 행복도 잠시. 2005년 영웅재중의 병역법이 문제화 되면서 일이 발생했다. 영웅재중은 법적 입양이 되지 않아 입양전 이름인 한재준과 입양후 이름인 김재중 두 이름으로 이중호적 상태였다. 태어날 때 이름인 한재준은 입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구속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의 조사가 시작됐고 오씨는 황급히 법률구조공단의 자문을 구해 친생자부존재 관계소를 제기해 한 쪽의 호적을 정리하고자 했다. 호적 선택은 영웅재중의 몫.

그런데 한 매체가 영웅재중의 생부모가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오씨는 이에 대해 "충남 공주의 한 기자에 의해 일방편파보도로 터지고 말았다. 그 이후 오해와 곡해가 끊임없이 발생됐고 아이는 메말라 가고 있었다. 재준(영웅재중)이나, 공주 양부모님, 재준 생부와 나, 모두가 엄청난 상처와 파장으로 얼룩져 고통받고 있었다"고 당시 힘들었던 심경을 밝혔다.

오씨는 또 "누구도 아이를 목적으로 벌인 일이 아니다. 분명 돈과 댓가를 바란 것도 아니고 받은 적도 없다. 모두가 오해와 편견으로 심하게 열병을 앓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영웅재중이 가장 편해 하는 쪽으로 해결하자고 논의했고, 영웅재중은 김재중으로 살기를 원했고, 양부모와 친부모가 서로 잘 지내기를 원했다. 결국 영웅재중이 두 가족이 모두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보여 결국 화해하기에 이르렀다.

"두 부모, 다음달 콘서트 함께 보기로"

오씨는 "공주 언니(양어머니)가 재준이 편에 떡이랑, 과일을 보내오셨다. 그리고 (동방신기)콘서트도, 여행도 함께 가기로 했다. 훗날 우리는 한집에 모여살게 될지도 모른다. 재준이가 두 엄마를 함께 모시고 살고 싶다하여. 재준이는 공주 엄마(양어머니)를 무척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오해가 풀려 각자의 인생의 걸림돌이 없기를 바란다. 단지 재준이가 너무 행복해 한다. 공주엄마가 친엄마 주려고 먹거리 챙겨주실 때 그렇게 기쁘더란다. 누나들 역시 친엄마와 잘지내라고 격려를 해줬다고 한다. 앞으로도 그 마음에 변화가 없이 평생 가족으로 서로 잘지내길 나로서는 감사할 뿐"이라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오씨는 또 영웅재중과 함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포기해야하는 엄마들에게 도움을 줄수있는 그런 대모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오씨는 "양쪽 모두에게 행복하고 사랑받는 내아들 재준이, 아니 재중이 화이팅"이라며 "공주언니(양어머니) 너무 감사하고 친자매처럼 지내기로한 약속처럼 웃으며 사는 날들만 기약하기를 바라고 건강하세요"라며 안녕을 빌었다.

아울러 늘 어두웠던 영웅재중의 표정이 매우 환해져 기쁘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오씨는 "재준이가 2월 콘서트때 공주부모님과 동석하여 꼭보러 오라고 했다. 멋진 우리아들, 편히 웃으며 밝은 모습으로 팬들을 향해, 가족을 향해 아름다운 감성의 목소리로 노래하길 기대하며, 동방신기 파이팅"이라고 격려했다.

오씨는 "재준이를 보낼 당시 참 힘든 시간들이었다. 긴 아픔이었고 후회와 고통의 시간들이었지만, 공주 언니(양어머니)는 너그럽고 너무도 좋으신 분이었기에 형편상 키우지 못했던 미안함과 감사함으로 살아왔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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