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숙 "동생 김지운 감독과 나는 자주독립국가"

10월21일 개봉 '연애'에도 출연

정상흔 기자 / 입력 : 2005.09.19 13:41 / 조회 : 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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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젤’은 3100회 이상 무대에 올리며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많은 분들께 도움도 많이 준 연극이에요. 한 마디로 주고받은 의미가 깊은 작품이지요. 이제는 집에들 가세요. 그리고 누군가와 가슴 한쪽을 나누고 싶어하는 로젤에게 다른 분들을 보내 주세요.”

추석연휴 첫머리, 배우 김지숙은 가족 대신 관객을 택했다. 지난 16일 오후 8시 서울 청담동 우림 청담 씨어터에서 연극 ‘로젤’(11월13일까지) 첫 무대에 오른 김지숙은 연극을 마친 후 관객에게 어서 가족 품으로 돌아가라고 종용하고는 자신은 분장실 한 켠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김지숙은 “2년 만에 무대에 선다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명절 연휴를 앞두고 와준 관객이 정말 고맙네요. ‘로젤’은 나를 슬픔의 깊은 바닷속 한가운데 몰아넣는 작품이죠”라고 나직히 말했다.

‘로젤’은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던 로젤이 겪은 사회생활의 험난함, 남자의 배신, 결혼생활의 괴로움을 친구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모노드라마. 지난 90년 초연 이래 관객 100만 이상을 동원했으며, 초연을 제외하고는 김지숙은 이 작품의 연출까지 겸했다.

“저와는 근본적으로 너무나 다른 여자를 약자 입장에서 그 여자가 겪었던 삶까지 껴안는 것이 정말 어려웠죠. 자기와 다르면 툭하면 미친 사람을 만드는 세상이잖아요? 자극적인 세상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로젤처럼 약간의 비명소리를 내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슬프고 피곤한 것, 어려움에 요즘 관심들이 없어요. 제 스스로 먼저 주의를 잃지 않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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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은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학교 100여 군데를 직접 찾아가 ‘로젤’ 순회공연을 갖기도 했다. 김지숙은 “성적에 비관한 아이들의 자살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던 시절이었어요. 개런티없이 하게 됐는데 많은 아이들이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됐고 ‘로젤’을 보면서 삶의 의욕을 찾았다고 말해주더군요.”

한편 김지숙은 내달 21일 개봉예정인 ‘연애’(감독 오석근)에 출연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연극을 지키기 위해 영화를 하고 있어요. 왜 연극만 해서는 못 먹고 살잖아요? 제 동생 김지운 감독은 저랑 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에 살다가 영화 두세 편을 하고 나더니 120평짜리 아파트로 옮기더군요. 하지만 연극은 여전히 제 종교이자 고향이랍니다.”

영화 ‘올드보이’의 심령술사 역을 제의받기도 했는데 당시 유럽에 체류하고 있어서 응할 수가 없었다고. 또 김 감독과는 어릴 때부터 서로 간섭하거나 관여하는 일없이 ‘자주 독립 국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감독('달콤한 인생')의 작품에 출연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김지숙은 “김지운 감독이 자기는 김지숙이라는 배우를 아주 잘 알기 때문에 함부로 별 필요하지도 않는 역에 데려다 쓰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정말 누나한테 맞는 역이 있으면 그때 생각해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라고 대답했다.

내년에 연기인생 30주년을 맞는 배우 김지숙. 꼭 기발한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겠다는 궁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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