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네 남자의 다른 색깔 느껴보세요"

6집 '보통날' 내고 2년만에 컴백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4.12.1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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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는 이제 4명이다. god는 지난해 연기자의 길을 가는 윤계상을 따뜻하게 배웅했다. god는 윤계상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네 명이 5%씩 더 노력하면 결국 100%가 된다. 4명이 됐으니 '4인조 god'의 색깔을 다시 만들면 된다."

god는 꼬박 1년을 미국에서 지내며 4인조 god가 되어갔다. 랩과 노래를 번갈아 하던 손호영은 노래에만 전념하기로 하면서 god는 2명의 보컬(김태우 손호영)과 2명의 래퍼(박준형 데니안)로 확실하게 역할을 나눴다. 그리고 멤버 각자는 자신의 색깔 찾기에 주력했다.


보컬을 맡은 김태우와 손호영은 각각 솔과 R&B로 각자의 색깔을 다듬었고, 래퍼 박준형과 데니안은 각각 베이스 톤의 묵직한 랩과, 비장감 깃든 빠르고 부드러운 랩으로 나름의 색깔을 만들었다. 두 가지의 역할과 네 가지 색깔을 만든 god는 각자의 개성을 잘 살려내 다른 매력을 주지만, 네 색깔은 절묘한 배합으로 더욱 아름다운 하나의 색깔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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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듬어진 색깔로 6집 '보통날'을 만든 4인조 god의 색깔은 더욱 푸르렀고, 노래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해졌다. 네 멤버는 각각 자신들의 솔로 곡을 통해 만들어진 색깔을 표현했다.

# 네 멤버의 색깔 찾기


김태우는 그동안 노래 부를 때 테크닉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는 테크닉보다는 감정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했다.

"내 노래를 듣는 사람이, 내가 부를 때의 감정을 그대로 함께 느끼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나름대로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허스키한 솔 보컬이 매력인 김태우의 감정이입은 자신의 솔로 곡 '한 구석에'에서 잘 나타난다. 김태우는 이 노래에서 섬세한 감정까지 잘 표현해 보컬이 더욱 성숙했다는 느낌을 준다.

손호영은 랩과 보컬의 중간지점에서 서성이다 보컬의 길로 접어들었다. 손호영은 자신이 불러오던 스타일을 더욱 단련시켰다.

"편하게 잘 부른다는 말을 듣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어요."

김태우는 "손호영은 이번 앨범에서 노래의 테크닉이 늘었고, 발성이 늘었다"고 거들었다. 손호영은 솔로 곡 'Tonight'에서 감미로운 R&B 창법을 자랑한다. 특히 J의 피처링으로 노래는 더욱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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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안은 이번 앨범에서 랩이 무척이나 빨라졌다. 그러나 발음이 정확해 가사전달이 분명하다. 원래 호소력 있는 랩을 구사하던 데니안은 이번 앨범에서 감정을 잘 살려 더욱 비장하다. 이는 박준형의 베이스 톤의 느린 랩과 대조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었다.

"매우 빠른 랩을 하면서도 정확한 발음을 위해 볼펜을 입에 물고 쉴 새 없이 연습했어요. 감정을 살려내기 위해 정확한 발음 연습은 필수였어요."

데니안은 솔 보컬 임정희가 피처링한 솔로 곡 '사랑이 힘들 때'에서 한껏 물오른 랩 실력을 마음껏 구사한다.

재미교포 박준형에게 한국어는 외우기 힘든 외국어였다. 외우기도 힘든 판에 가사가 지닌 감정을 잘 살려 내기란 언감생심. 외워가며 천천히 구사할 수밖에 없었던 나머지 자기 톤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박준형은 이번 앨범에서 자신의 목소리 톤을 찾으면서 동시에 묵직한 랩에는 감정이 한껏 배었다.

"랩을 느끼면서 해야 했는데 그동안 외우면서 했어요. 감정이 제대로 살아날 리 없었죠."

박준형은 6집에서 노래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대화하는 것 같기도 한 편안한 랩을 구사한다. 말 하는 것 같지만 박자가 딱 맞는다. 이는 현재 미국에서 유행하는 최신 랩 스타일. 미국에서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과 3개월간 생활하며 체득한 것이다.

박준형은 힙합 비트가 강한 자신의 랩 솔로 곡 '절대 안돼'에서 베이스 톤으로 낮게 차분히 뱉어내는 매력적인 랩 실력을 보여준다. 거기에 김진표가 강하게 쏘아대는 랩으로 피처링해 서로 대조를 이루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 '보통날'은 god 자신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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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는 자신들의 색깔 찾기 뿐 만 아니라, 앨범 전 수록 곡을 시나리오 삼아 음악영화를 만들기 위해 더욱 고민해야 했다. 음악영화는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선물. god는 노래를 형식에 맞춰야하는 제약을 스스로 만들었지만, 결국 자신들의 색깔을 찾으면서도 한편의 훌륭한 음악영화를 만들어냈다.

음악영화 '보통날'은 불치병으로 죽은 옛 연인을 찾아 헤매는 여자를 지켜보다가 사랑을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다.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제외한 13트랙을 지나는 동안 만남, 헤어짐, 고통, 새로운 사랑에 대한 여운이 차례로 이어진다.

타이틀곡 '보통날'은 이별 후 많은 날들이 지난 후에는 결국 이별의 아픔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지게 되는 보통날이 온다는 뜻. 그러나 이 노래는 바로 god 본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해체설을 겪는 등 힘든 날이 있었지만 어느새 god로 다시 돌아와 노래 연습을 하고, 음반을 내고 방송을 하는 '보통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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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트랙 '보통날'은 전형적인 god 스타일의 노래다. 곡의 전반부에 흘러나오는 전자 피아노와 손호영의 보컬이 산뜻한 일상을 나타내는 반면, 후렴 부분에서 김태우의 보컬이 강한 반전을 주며 슬퍼진다. 후반부의 웅장한 현악기 사운드가 감동을 더해준다.

god를 단순히 댄스가수라 부를 수 없다. R&B, 힙합 스타일의 노래가 기본을 이루지만 정통의 그것과는 구별돼 god 음악의 장르를 한정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god는 그냥 대중음악을 하는 대중가수라고 정의해야 할 것 같다. 본인들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가요를 하는 가수"라고 소개한다.

박준형은 "음악이라는 것은 힘이 있다. 슬플 땐 울게 해주고, 기쁠 땐 웃게 해준다. 음악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god는 바로 이런 '힘' 있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고 설명한다.

네가지 색깔로 채색한 옷을 입고 2년 만에 돌아온 '국민그룹' god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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