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개봉하는 영화 '주홍글씨'(감독 변혁)의 수현 역을 맡은 엄지원 역시 이에 못지않은 신비한 매력을 뽐낸다. 열대의 느낌처럼 뜨겁고 끈적거리는 욕망이 영화를 지배하지만 그 속에서도 청초한 신비함을 유지하는 수현은 또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듯하다.
'올드보이'의 수아(윤진서), '주홍글씨'의 수현(엄지원)이 가진 매력의 공통적인 특징 두 가지.
첫째, 슬픈 비밀 한 가지를 가지고 있다.
동생과의 금지된 사랑으로 괴로와했던 수아처럼 '주홍글씨'의 수현 역시 밝힐 수 없는 아픈 비밀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 기쁜 순간조차 환히 웃지 못하는 두 캐릭터의 슬픈 표정이 남성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한다.
둘째,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청초함을 잃지 않는다.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한 여성들은 대개 요녀 혹은 팜므 파탈로 그려지게 마련. 그러나 두 캐릭터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는 순간조차 그 청초한 매력이 사라지지 않는다. '올드보이'에서 남매의 은밀한 사랑을 훔쳐보는 장면이 더욱 흡인력을 가진 이유는, 캐릭터의 순수한 이미지와 에로틱한 상황이 빚어내는 강렬한 파장 때문. '주홍글씨'에서 수현의 숨겨진 욕망이 드러나는 장면 역시 그에 버금가는 강렬한 흡인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윤진서와 엄지원, 두 배우의 신비한 매력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주홍글씨'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관람 포인트.